본문 바로가기
굿히의 행복 에세이

우리집이니까, 나답게 인테리어

by goodhi 2024. 11. 23.
반응형
SMALL

디자인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

 

우리 집엔 빈티지 물건들이 많다.

오래 사용해서 해지고 낡고, 심지어 망가진..

그렇게 오랜 세월 함께한 물건들에는 추억이 쌓여있다.

그렇게 흔적이 좋아서 자연스레 빈티지 물건들을 모으게 되었다.

 

 

빈티 소품

 

 

 

 

오랜만에 딸이랑 산책을 하게 되었다.

나지막한 야산을 오르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산 바닥엔 온통 부러져 있는 앙상한 가지들과 바싹 말라 밟으면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내주는 낙엽뿐이었다.

기분 좋은 소리였다.

낙엽이 얼마나 많이 쌓였던지 푹신하기까지 했다.

딸과 제법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여유로이 걷는 산책길은 운치 그 자체였다.

 

"어, 이거 어때?"

 

진지한 대화를 나누다가 발견한 무엇 하나.

내 시선은 바닥으로 향하고, 허리를 구부려 손을 뻗어 무언가를 주워 들었다.

대화를 끊고 딸이 밟을세라 얼른 주워 들며 한 질문이었다.

 

사실 나가기 귀찮다는 딸을 하루 종일 집구석에 있는 것이 조금은 맘에 쓰여 구슬려 나온 산책길이었다.

 

"또 뭔데? 그게 뭐야?"

 

"어때...? 그냥 버릴까?"

 

"또 뭔데"라는 딸의 말에 조금은 소심해진 내 대답이었다.

근데 갑자기 딸은 목소리 톤이 달라지며

 

"오, 멋진데! 우리 집이랑 잘 어울리겠다."

 

어느새 딸은 우리랑 함께 살아온 세월 탓인지 우리 부부의 취향을 많이 닮아있었다.

 

그렇게 주워온 동글동글 솔방울이 달린 메마른 솔가지는 우리 집 거실 한쪽에서 추억을 말해주고 있다.

또 그렇게 우리 집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간다.

 

빈티지 인테리어

 

728x90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