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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인/생각하는 인테리어

입생로상, 작품이 된 공간 [생각하는 인테리어]

by goodhi 2020.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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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생로랑의 모로코 오아시스

빌라 오아시스와 마조렐 정원


"마라케시를 방문하기 전엔 

모든 것이 검은색이었다.

이 도시는 나에게 색을 가르쳐 주었다."



1936년 알제리에서 태어산 입생로랑은 20세기 패션 디자인 역사상 가장 중요한 디자이너 중 하나로 꼽힌다.

크리스찬 디올이 사망한 후 입생로랑은 디올의 아트 디렉터로 3년간 역임했고, 이어서 디올을 떠나 파트너 피에르 베르게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입생로랑'을 설립한다.

이후 화가 몬드리안 패턴을 딴 드레스, 르 스모킹이라 불린 여성 최초의 바지 턱시도등 그는 패션계의 금기를 깨뜨리는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게 된다.




빌라 오아시스와 마조렐 정원




입생로랑은 1960년 모로코 중심부의 도시 마라케시를 처음 방문했다.

그는 이곳을 방문하는 순간 선명하고 이국적인 '색의 도시'에 빠져들게 된다.

마라케시는 그에게 디자인적 영감을 주는 도시가 되었고, 피에르 베르게와 함께 마라케시에서 몇몇 집을 사들인다.


빌라 오아시스는 그중 하나로 모로코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인 마조렐 정원이 있는 곳이다.

이 빌라를 짓고, 정원을 가꾼 프랑스 화가 잭 마조렐은 이곳을 완성하기 위해 약 40여 년이라는, 그의 인생 대부분 시간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조렐은 완공 후 정원에 다른 사람들도 방문할 수 있게 했는데, 입생로랑과 피에르 베르게 역시 화가의 뜻을 따라 구매 후에도 이 정원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다.

아울러 마조렐의 뜻을 이어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겠다는 신념 아래 정원을 재정비한 결과 식물의 종류는 130여 종에서 300여종으로 늘어날 수 있었다.




빌라 오아시스와 마조렐 정원




정원은 선인장, 야자수, 코코넛 나무, 자스민 꽃나무 등 다양한 식물로 가득 차 있고, 스튜디오, 정문 그리고 모로코 양식의 건물을 칠한 선명한 파란색이 식물과 대조를 이루어 공간 전체가 더 환상적인 느낌을 뿜어낸다.

울트라 마린, 코발트 블루에 가까운 이 파란색은 후에 '마조렐 블루'로도 불리고 있다.


정원 중심의 빌라 오아시스 내부에는 입생로랑이 수집한 책, 그림 그리고 오브제로 가득하다.

바닥은 화려한 장식의 타일과 다양한 색의 대리석으로 덮여 있다.

서재는 모로코 양식의 그림이 걸려 있고, 이들이 모은 CD는 스테레오 스피커 옆에 쌓여 있다.

어느 한 곳 그냥 지나침 없이 그들의 취향과 감각이 현지의 분위기와 함께 녹아 모로코 특유의 크래프트 맨십을 실현한다.

이곳에서 언제나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을 찾았다고 말한 입생로랑은 2008년 사후 빌라 오아시스의 장미 정원에 묻혔다.

2010년 입생로랑의 명예를 기리기 위해 정원 앞 도로에는 '입생로랑 길' 이라는 이름이 붙여 있다.


혹자는 패션은 예술이 아니지만 패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예술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입생로랑이라는 예술가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준 빌라 오아시스와 마조렐 정원은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공간이 아니다.

20세기 패션뿐 아니라 관련 업계 전반의 문화 수준을 높이고, 많은 이들의 사고에 영향을 미친 그에게 이곳은 다름 아닌 영감의 오아시스라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영감의 '원천' 말이다.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빌리브 [작품이 된 공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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